7번째 로그

캐해? 백업
포도

04.12 | 13:20
펼치기
─ 넌 언제나 그랬어 어떻게 그렇게 별 고민도 않고 떠나겠다는 말을 쉽게 하는 거냐? 무섭지도 않아? 가서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

딱 이것뿐이라면, 내가 할 수 없는 선택을 해버린 너와 한심하게 거짓말이나 하고 있는 나의 차이에서 오는 ‘내 머저리 같은 부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원망을 그쪽으로 돌리는 거라면 그 저열한 우월감이나 내세우고 끝, 이었을 텐데 말이야 → ‘자, 이제 너는 실패했지? 그것 봐라 네 선택─만용─이 항상 좋은 쪽으로 흐르진 않는 거야’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얘의 이 조롱과 찍어누르기는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준수에게도 납득을 요구함 너 실패했다, 어때? 이런 식임 성준수의 앞에 굳이, 굳이! 들이밀고 있음 → ‘이것 좀 봐 너 그렇게 가더니 대차게 말아먹었잖아 준수야 혹시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돼? 너 지금 좆된 거야 이해가 가? 너 지금 실패한 거야 성준수 네가 개같이 머리 굴리던 확률이고 뭐고 다 엎어진 거라고’

영중이가 실제 작중에서 직접적으로 ‘너 지금 망했어 준수야 정신 차려^^’ 라고 말하진 않지만 걔가 보이는 태도는 후자와 비슷함 전자는 멀찍이 떨어져 혼잣말로도 가능하지만 후자는 성준수가 저 말을 들어야만 함 영중이는 성준수에게 향한 부정성을 홀로 묻어두기보다 준수에게 (어떻게 꼬아놨고 얼마나 엉망으로 흙탕물이든) 와르르 쏟아냄 꼭 성준수가 보는 앞에서.

그러니까, 영중이의 이 —뭐라고 쉽사리 정의할 수도 없는— 마음은 일방적인 형태로도 존재 가능했음. 그냥 혼자 품고 비웃으며 가끔 이죽이는 정도로도 됨. 그런데 굳이, 준수를 괴롭힘. 괴롭힌다는 표현이 가장 쌈박하게 어울리는 듯.

왜 이럴까? 이건 결국 준수가 곧게 향하고 있는 화살표를 자신에게도 하나쯤 돌리고 싶어서가 아닐까? 동경, 질시 이런 것들 거리감을 길게 두고서 ─ 연결되지 않고도 가능한 종류인데 얘는 준수에게 모종의 연결… 이랄까 상호작용… 이랄까 쟤도 내게, 무언가는, 을 바라는 거 같음

친했으니까 그렇죠! 라는 말도 내게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거든 아무리 친했든 상대한테 이런저런 일로 서운해서 뭔 일 빌미로 쌩까는 거 그렇게 어렵지도 않잖아요? 하물며 나 스스로 ‘나는 저런 것도 못 하고. 난 한심해.’라고 느끼게 만드는 애 내심 멋있다 생각했든 어쩌든 결국 [날 부끄럽게 만든 애]인데 외면하고 미워하기는 얼마나 쉬운지? 나 같으면 그냥 이 단절을 핑계로 아는 척도 굳~이 안 할 듯 그런 과거는 걍 잊는 게 낫거든 (이조차도 한심합니다만)

그렇지만 전영중은 그렇게 하지 않고 준수에게 직접적으로 이를 세워 긁어댐 언제나 이 부분이 걸렸음 보다 중립적인, 비겁한 선택이 있었을 텐데 성준수에게 그렇게까지 덤벼들고 아득바득 까내리고 비난을 일삼고… 사실 안 그래도 되잖아? 내가 맞다, 는 걸 나 스스로 정당화하고 싶었다면 그냥 이 상태로도 충분했잖아? 성준수의 인정이 대체 뭐가 필요해? 걘 이미 개같이 망하고 영 못 봐줄 꼬락서니인데?

나는 이런 행보가 되려면 걔가 정말 성격이 개같이 더러워서 그냥 누가 망했다 싶으면 쪼르르 달려가 지랄지랄개지랄을 하는 타입이든지 / 아니면 내심 무언가가 있었든지… 라고 생각하거든

영중이는 준수의 수많은 화살표 중 하나라도 자신에게 확실히 오기를 바랐던 건 아닐까

그게 어떤 형태로든… 근데 이걸 자각하지 못하고 그냥 걷잡을 수 없이 쏟아내기만 하는…

+ comment

6번째 로그

  #protect
포도

04.01 | 17:00
나 너무 홈이름값을 못 하는 게 아닌가
지인이랑 BL클리셰 얘기하다가...

+ comment

5번째 로그

유료분 4-26
포도

03.19 | 17:36

최종수?

유료분 보고 가볍게 타로 뽑아봄

절제, 완드10.
아직 최종수가 어떤 인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가 잠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인지… 단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주위의 평가, 보이는 모습, 그가 이뤄낸 성과, 조각처럼 내어주는 단발적인 대사 몇 가지뿐인데 나온 카드가 인상 깊다. 우선 절제, 그 이름에서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바는 제 맘을 누르고 인내하는 이미지일 테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그러니까, 우리는 절제라고 하면 정적인 그림을 떠올리기 쉽다.) 여기서 절제가 말하는 건 인내와 같은 종류가 아니다. 따지자면 중용, 평정, ‘균형을 맞추는’, 어느 하나에 기울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게 하는 조정의 행위. 절제에 선행되는 건 고요와 침묵이 아니라 요동치는 혼란이자 쏟아지는 격앙이다. 다만 절제가 여기서 목표로 하는 건 고여서, 수면 위 파동이라곤 하나 일지 않는 정경이 아니라 자연히 흘러 무던하게 섞이는 것. 절제의 궁극적 목표란 불변이 아닌 이상적인 형태로서의 혼재. 오가다. 섞이다. 희석되어 옅어지다. 차분히 흐르다.
최종수는 현재 어떤 상태인가? 그의 눈은 때로 무참하게 뒤엉키는 소용돌이를 담은 듯 일렁이고 자신보다 웃도는 평가를 받는 사람과 대적할 때엔 철저하게 발목을 잡고 내팽개쳐 어떻게든 그 머리 끝을 자기가 밟고 올라선다. 그의 승부욕─승리욕? 은 다소 집착적이기까지 한데 내가 여기서 눌리지 않는단 것을, 따라잡히지 않았단 것을, 쇠락하지 않는단 것을 폭력적으로 증명한다. 보고 있는 제3자(관객)뿐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운이 나빠서 그랬다’는 핑계 따위는 댈 수도 없게. 확실하게. 잠이 부족하다는 묘사는 서브컬처에서 종종 ‘신경 쓰는 것이 있다.’는 단서로 나오는데 최종수가 무던한 인간이며, 단순히 능력과 명성에 걸맞게 좀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라고 읽기엔 아쉬운 감이 있다. 그가 신경 쓰는 것이 아버지의 이름이든, 혹은 자기 능력의 재증명이든… (내 안에서 두 가지는 미묘하게 다른 갈래에 있다.)
따지자면 그는 ‘절제가 필요한’ 사람으로 보인다. 장도고-팀 내에서야 이규가 이 역할을 맡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종수의 내면까지는, 그러니까 최종수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내면에 타인이 그리 쉽게 개입할 수는 없으니까.

여기서 잠시 결론을 미뤄두고 완드10을 이야기하자면, 완드는 불 같은 성정에 삽시간에 타오르는 열의, 에너지, 충동, 원초적인 욕구와 날것의 저돌성을 지니는데 이 속성을 내보이는 인물들은 대체로 의욕이 거세고, 자기주장이 노골적이다. 타인의 기세에 쉽게 꺾이는 법이 없으며 내가 바라는 바를 격정적으로 밀고 나간다. 거기에 숫자 10의 무게감을 더하면 그가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때, 그 의지-신념은 결코 가벼운 의미가 아닐 것. 하지만 그런 만큼 지치고 피로한 기색을 내보인다. 분명 내가 바란 것, 하지만 때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것, 고된 길, 지난한 시간, 그러나 누구도 내 어깨에 인 것을 덜어줄 수 없고 대신 가져갈 수도 없는 오직 나만의 고행, 마땅히 내가 *감당해야만* 하는… 무겁다. 하지만 벗어던질 수 없다. 가야만 한다. 하지만 힘겹다. 짓눌린다. 나아간다….
작중에서 코스믹 호러라는 표현이 나와 최종수를 블랙홀에 빗대어 말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무겁다’고 느낀다. 당장 나온 완드10도 그렇고. 그를 그렇게 무겁게 만드는 게 무엇인가, 그는 무엇으로 덜어질 수 있는가, 최종수, 그 이름이 가리키는 한 점에 모든 이목이 쏠리고 환호, 기대, 동경, 야유, 질시, 이 향한다. 응축된 것들은 그를 더욱 짙게, 어둡게, 무겁게… 빚어내는 동시에 그 개인은 소실된다. 그야 사람이 블랙홀일 순 없으니까. (ㅋㅋ…) 태풍이라는 별명은 우스갯소리로 과장되게 지어낸 거겠지만 또 오타쿠 특유의 과해석으로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그럼 그 격정의 가운데, 날선 바람소리를 소란스레 일으키고 있는 ‘그의 눈’은 과연 고요한가?
포도

03.19 | 23:42
그래서, 나는 최종수라는 인물에게서 그 무엇보다 압도적인 중량을 느끼는 동시 그가 선 모습은 꼿꼿하기보다 무수히 많은 시선과 혀끝의 언어로 겹씌워져 잔영처럼 흩날리고 있다 생각하는데… 내가 카드를 뽑았을 때 최종수는 어떤 사람인가, 최종수는 어떻게 되는가… 등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최종수, 그 간결한 키워드만을 떠올리며 뽑았기에 이 절제가 그에게 어느 정도 답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나는 해피엔딩을 좋아하거든. 종수는 열아홉 살에 불과한 고등학생이잖아. 개운하게 잠들지도 못하고 지나치게 쉽게 평가 받는 코트 위 학생 선수. 그리고 작가가 작중 인물들에게 굉장히 상냥함을 베푸는 작품이기도 하니까.
위에서 미루었던 절제 카드를 다시 보자. 절제 카드는 메이저 아르카나의 14번째 카드이고, 그 직전에는 13번 죽음 카드가 있다. 죽음이란, 그 개체의 생물학적 죽음─생명력의 소진을 가리키는 뜻이 일반적이나 우리는 여기서 세계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죽음은 개인에게 고해지는 가장 지엄한 종결의 선언이다. 돌이킬 수 없다. 여기서 이야기는 끝난다. 막이 내린다. 영혼이 뒤집어 쓰던 거죽을 잃는다. 그러나 영혼은 남는다. 살가죽으로 된 껍데기는 애초 ‘나’의 본질이 아니다. 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뒤바뀐다. 이전과 이후의 ‘나’는 같은가. 그를 확언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이. 죽음은 하나에게 끝을 고하지만 모든 것의 소거를 뜻하진 않는다. 껍데기를 벗고 일어난다. 끝이 시작을 부른다. 새로운 이야기를 노래한다. → 그리고 절제 카드, ‘그(the Fool)는 강렬한 죽음의 체험을 이룬 뒤, 세상은 완전히 새로운 장소이고 그 자신 또한 새로운 생명체라 느낀다. …… 그에게 죽음 이후의 삶은 마치 낙원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가 어느 지점에 도달한다면, 그의 내면을 괴롭히던 문제는 끝이 나고 그도 내내 품고 있던 갈등과 괴리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한다. 독자인 우리는 계속 종수를 보고 있지만 사실 종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말해주는 이야기는 없으니까. 절제에서 중요시 여기는 조화, 중용, 오가는 교류, 소통 따위가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종수가 팀원들과 남은 시간 잘 지내며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냥 이 말을 적고 싶어서 구구절절 써봤음.
포도

03.21 | 15:34

XX. JUDGEMENT

@ 그뭔씹 타로 얘기 좀 그만해야 하는데 → 심판 카드를 정말 좋아해서 이 카드 해설만 구구절절 엄청~나게 한 적 있거든 자꾸 태풍군으로 그 정경이 떠오름
→ 이렇게 썼더니 지인이 몬데요? 하고 궁금해하셔서 적어둔 거 백업

이름 그대로의 ‘심판’, 대격변, 시기가 도래하다… 닫힌 하늘이 열리고 대천사가 나팔을 불고 땅에 강림하면 고통과 허기에 굶주리던, 혹은 야만의 상태에 방치되었던 인간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구원이란 이름으로 선정을 기다립니다. 사실 여기서 진정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이는 한정적이에요. 말 그대로의 선별. 죄를 지어 얼룩진 자는 그대로 물에 잠길 것이고, 가장 백색의 무고한 이만 하늘로 오를 수 있어요 이렇게 쓰니 기준이 엄정할 뿐인 **구원** 같은데 시각만 바꿔도 ‘끝내 선택 받지 못한 자’, 징계, 계급적 강등을 볼 수도 있습니다. 구원이라 표현한다 해도요. 하늘로 오르는 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구원인가, 정녕 숭고하고 거룩한가, 의심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늘 위 구원자를 올려다 보고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이를 또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본래 정역 구분 안 하지만 재미있을 거 같아 짚어봐요.) 역방향이라 하면 아예 카드의 키워드가 반전되거나 카드가 품었던 부정적인 뜻만 강조해 말하거나 하는 식인데요, 저 카드를 역으로 뒤집고 색조도 반전하면

→ 찬연한 하늘은 없고 어두운 지저에서 사람들을 끌어내리는 기괴한 존재와 떨어지는 사람들….

위에 적은 문장까지가 예전에 뭐 좀 한다고 구구절절 적어두었던 해설이고 어째서 종수를 떠올렸는가 하면~ 의도가 의뭉스런 구원이나 이런 음험한 파트를 떼고, 심판 카드는 머리를 후려친 듯 내 세계가 달라지는, 어느 문턱을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인. 나라는 존재는 그대로이나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뒤집히는. 딛고 선 땅은 균열이 일고 드높았던 하늘은 조각 나 떨어지는. 견고했던 세계의 파멸. 재구성. 심판 이후 완전해질 것인가, 혹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새로 일굴 것인가. 그는 심판대에 올라 어떤 판결을 받을 것인가. 제 4의 벽 너머 그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대단히 기대되는 순간이죠. 그를 어떤 절대적인, 전능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고 인간의 범주에 두어 생각한다면─ 인간은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섭니다. 인간의 삶은 직선으로 그이지 않습니다. 높이 올랐다면 깊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혹시나 싶어 재차 말하자면, 저는 최종수의 몰락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게 있다면 그의 몰락이 아닌 그의 이면을 엿보게 될 날입니다.)

+ comment

4번째 로그

승대재유...
포도

03.10 | 17:30

센티넬-가이드버스

취향상 딱 둘만 보면 승대가 센티넬, 재유가 가이드인 게 좋은 듯

내가 좋아하는 정석적인 전개로 버무리면 원래 승대가 그렇게까지 두각을 내보이는 센티넬은 아니었고, 재유는 특유의 세심한 컨트롤로 제법 잦게 불리는 가이드. 최고조의 유능, 까지는 어려워도 아 그 가이드, 괜찮지. 쓸만하지. 이런 식으로 호평(실제론 평가질에 가까운) 받던 편.

승대의 '폭발적인 잠재력'이 터지기 전에는 제법 합이 잘 맞았고 굉장히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함. 재유가 단순히 가이드만 해주는 것이 아니고 전술 지시, 승대의 마인드컨트롤 같은 면에서도 좋은 능력을 보여서. 그런데... 승대의 힘이 터지기 전까지의 이야기. 터졌다, 는 실제 폭발이나 사건을 말하는 게 아니고 정말 어느 임무에서, 그가 가진 힘의 상한이 그에게 내려진 한계치를 무시하며 우습게 뚫리고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 그야말로 2차 각성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힘을 내보임
갑작스레 요동치는 힘 탓에 재유는 그날 온갖 고충을 겪으면서 가이딩을 해야 됐고, 그래서 임무는 아-무 지장 없이 잘, 해결되었지만 재유는 주 단위로 병상에 누워 쉬어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해질 무렵...
...
...
승대가 다른 부대로 이적했다는 소리를 들음
각인? 아직 안 맺었음 하지만 '곧 각인하리라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 된 페어였음
하지만 그렇게 됨 아무도 그런 '기류' 따위는 몰랐단 것처럼
그렇게 둥지에 혼자 남은 진재유... 를 보고 싶다
포도

03.10 | 17:37
둘 테크웨어 복장 너무너무 좋을 듯~~ㅠㅠ 승대 진짜 *거대하다...* 라는 인상이 확 드는 피지컬이라서 더 좋다... 능력도 압도적인 무력 계열이었으면ㅠ.ㅠ → 하지만 파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다
포도

03.10 | 17:43
그리고 저 일 계기로... 재유의 회로가 잠시간 망가져서 평소처럼 가이딩을 해도 그 전과 같은 컨트롤이 나오지 않는다거나, 조절이 안 된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 평가가 급락했으면 좋겠음 (하지만 그는 킹재유이기 때문에 이는 잠시간의 떡락일 뿐 중얼중얼..)

+ comment

3번째 로그

트위터 백업
포도

02.28 | 20:04
좀 저장을… 후일 생각이 좀 달라졌을 수도 있음
포도

02.28 | 20:11

타로 이야기

전영중 탄생화 꽃말이 영원한 아름다움이고 성준수는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거에 곧게 걸어가는 성미인 거
전영중 관성적으로 그 개빡센 훈련 다 견디고 결국 전학 권유 받는 바닥에서 고등부 최상위 디펜더로 오른 거 일종의 견딤, 느린 성취라 생각하는데 성준수 탄생화 꽃말은 강한 인내심인 거
둘 중 하나에게 인내심 키워드를 부여하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영중이라고 생각하거든 왜냐하면 준수는 펜타클보다는 차라리 소드의 영역에 있고 굳이 따지자면 전영중이 바로 펜타클 그 자체라 볼 수 있잖아 자기가 이미 쥔 거에 대해서 쉽사리 변화를 꾀하지 못한단 점이... 그저 심상적인 그것으로도 펜타클이 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지 그리고 펜타클이 대변하는 것이 바로 꾸준한, 인내, 부동, 느린 축적임
준수를 가리키는 키워드는 아무래도 축적과 인내심이라기보단 결정, 의지, 곧음, 이상이고 이건 그야말로 소드 그 자체임 물론, 성준수가 결정을 내린 뒤의 행동에서 축적과 인내라는 결과값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이 근원이 되진 않는단 말임...

*

비록 내가 CP충짓거리를 하느라 그 감정을 로맨스로, 혹은 로맨스의 발판이 되는 어떠한 - 컵 에이스 - 와 같은 상태로 여기고는 있지만 무작정 사랑이라 생각하지도 않긴 한 중얼중얼

사실 컵 에이스보다는 컵 페이지가 좀 더 어울리는 거 같음 물결처럼 밀려드는 것들, 갑자기 수위가 올라 잠기는, 다루기 미숙한... ‘정제되고 성숙하지 않은 감정적 충동을 뜻하기 때문에,’ (한연 저자, 타로카드 입문서에서 발췌)
그러니까 컵 에이스나 컵 페이지나, ‘갓 차오르기 시작한’,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그 개울이 흐르는 목적지 또한 확실히 잡히지 않은 수원지 내지는 물을 따라받는 빈잔을 말하는데 나는 이 ‘무엇이라 할 수 없는’ 게 걔의 초기 감정이라 생각하는 거임.... 규명되지 않는 게 맞음
마찬가지로 한연 저자의
─ Ace of Cups는 모든 감정과 신앙의 시작이 됩니다.
─ (생략) 예술 작품이 내 마음을 건드려 감흥이 솟아나는 순간 등 많은 경우가 Ace of Cups를 빌려 드러날 수 있습니다.
포도

03.01 | 11:53
성준수는 소드, 전영중은 펜타클의 기질이라 했는데 거기에 또 굳이 서브 속성을 넣자면 성준수에겐 완드가 있고 전영중에겐 컵이 있거든? 그런데 이게 정말 기묘하게도 내가 일부러 안 겹치게 분배한 게 아니라 그냥 떠오르는 걸 그대로 쓰면 이렇게 됨
소드-완드, 펜타클-컵 이 각각 조합이 정말 극과 극에 서있거든 소드와 펜타클은 비슷한 듯 확연히 다르고, 완드와 컵도 서로의 영역에 쉽게 침범하게 되는 면이 있음 열정과 감정을 어떻게 나누느냐의 문제니까. 이 정교하게 짜맞춘 듯한 구도가 자연히 어우러지는 둘이 좋은 거임...
소드는 차갑게 도려내고 완드는 불살라 치닫는 것
펜타클은 느리게 굳어지고 컵은 스며 뭉개는 것
이런 것들이....

+ comment

2번째 로그

후세터 백업
포도

02.25 | 18:08

납작캐해

펼치기
진짜 개개개개납작하게 비빈다는 인식 O
농담 섞어 말하는 거O
그냥 나는 이런 걸 떠올리니 뭔가 알 거 같다는 의미일 뿐O

if나 au 아니고 그냥 이런 치환을 해봄...


2차 창작판으로 생각해보면 영중이는 그거임 연성을 올리기 시작함 그 장르를 엄청 좋아한 건 아닌데 관련해서 올리니까 막 엄청 칭찬 받음!! 그렇다고 영중이가 어릴 때부터 모든 걸 씹어먹는 존잘이었단 소린 아니고 그 나이 또래 비교 알아볼 수 있게 그림 / 센스가 나쁘지 않음 등등으로 무난하게 2차연성을 하면 반응이 제법 좋게 돌아옴 판을 대표하는 네임드 이런 건 당연히 아닌데 그 무리에서는 뫄뫄님 연성 넘 좋아요ㅜㅜ 소리를 곧잘 들음 그리고 어린 시절 동인판은 더욱 그렇잖음 대단히 칭찬해주고 금칠해주고(절대 이런 부분을 비꼬는 게 아닙니다. 저는 좋은 말해주는 동인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진짜 너무 잘 그려여 짱이에여 ㅜㅠ 이 소리 들으면서 큰 거 영중이는 지금 이 장르를 하는 게 넘 좋음ㅎㅎ 좋은 말도 엄청 듣고 그렇잖음ㅎㅎ 내심 자기 연성에 자부심도 쫌 생김ㅎㅎ

준수도 마찬가지로 연성러임.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었는데 둘이 잡은 게 같은 장르라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케 대화를 트게 됨. 딱히 연성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음. 영중이는 뭘 해도 쉽게 칭찬 받는 분위기가 이미 잡혀있는데 준수 연성에 대해선 반응은 그냥 그런? 애초에 말투가 그렇게까지 사근사근하지 않아서 살짝 어려운 분이다~ 하는 이미지 잡혀잇는 타입 근데 영중이는 준수랑 말할 때 아 살짝 어려운 사람일지도 근데 뭐 그렇게까진?? ㅎㅎㅎ 싶었음 이게 모두 초반의 이미지

근데 어느날... 준수가 올린 연성을 제대로 보게 됨
거기엔..... 퀄리티로 따질 수 없는 장르와 캐릭터를 향한 고찰과 새로운 시선, 계속해서 그 장르에 대해 생각해야만 비로소 뽑아낼 수 있는 정수와 같은 소재가 있었음 그냥 갖다붙인 무언가가 아니라 '이런... 걸 이렇게 도입할 수 있는 거구나.' 엄청나게 드문 소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획기적이지도 않은데 이걸 진정으로 사랑해야만이 떠올릴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것이 거기 있었음

그때부터 자기자신을 돌아보는 거임(이게 대충 어린 준수가 클러치샷을 던진 그 시점 이후) 나는 이 장르를 진짜 좋아하는 게 맞나? 그냥 남들이 잘 한다고 칭찬해주고 거기 우쭐해져서 한 거 아냐? 나는 이걸 진짜 좋아하는 거야? 이걸 계속 하고 싶은 게 맞아?

0jung님 요즘 트윗이 적어요 무슨일있으세용??ㅜㅜ
ㄴ ㅎㅎ아뇨 요즘 현생이 좀 바빠서요~~~!

살짝 생각 많아짐 그리고 준수의 연성을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내가 있음... 따지고 보면 이게 그렇게까지 '잘 그려진' 혹은 '잘 쓰인' 연성이란 생각은 좀 어려움 여기저기 어설픈 부분이 있음 자기도 그렇게까지 타고난 재능까진 아니지만 아무튼 여기에 이렇게까지 눈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그럴 이유를 잘 모르겟단 것임 (위에서 얘기한 '사랑해야만 떠올릴 수 있을 거 같은' 소재라는 점은 여기서 그 인식이 지워졌을 듯)

그런데 자꾸만 보게 되고.. 신경이 쓰임 그러니까 '성준수'가 아니라 그가 택한 행동에서 보이는... 그의 사고, 가치관, (대상을 향한) 곧은 애정과 의지.

그런데 나는?
연성을 올리면 쉽게 칭찬 받음 그렇지만 사실 이 칭찬이 진짜 내가 독보적으로 우수한 네임드여서일까? 그건 또 아닐 것임 왜냐하면 이 장르에 개존잘네임드는 많음 그저 이 우물 속에서.... 그렇다고 딱히 자기가 듣는 말이 모두 빈말이란 생각은 안 함 자기도 평타는 친다고 생각함 근데 왜 나는 이 연성을 자꾸 떠올리는 거지 그보다 나는 이 장르를 정말 좋아한 게 맞은 걸까 내 캐해는 미적지근해 나는 그냥 여기 남아있고 싶은 마음에 그냥 관성적으로 연성하고 있는 거야......?


(외출 하고 와서 덧붙임)


이 생각을 하고 있지만 ? 그렇다고 뭐 관두거나 그러진 않음 사람이 하던 걸 쉽게 관두진 않으니까 그리고 말이지...(-이후 밝혀지는 사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고... ... ... 준수가 뭔 일로 온을 잠시 접음(굳이 뭔 일이냐 이런 건 관계 치환에 그닥 중요하지 않고 아무튼 영중이랑 계속 덕질하고 옆에서 연성을 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위한 전제일 뿐임)

아무튼. 준수는 영중이 곁에 없어지고 '와 두 분 진짜 친하시네요' 라는 소리를 곧잘 들을 수 있던 위치에 있지도 않게 됨 이제 떨어짐 영중이는 준수의 연성을 종종 생각함 그리고 준수도...

그러면서 전영중이 한 것은 절필이 아닌 → 하루 50장씩 크로키 혹은 필사(이거 많이 하는 거 맞나요? 크로키 기준은 모르겠네요) / 아무튼 기본기 연습 / 아무튼 끊임없이 창작 작법서 혹은 인체구조도 독학 / 아무튼 뭐든 함

↑ 거의 정신 나간 루틴으로 자기 창작물의 폼을 미친 듯이 끌어올림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 장르의 내로라하는 개십존잘네임드가 됨.
그 누구라도 인정하는 존잘이 되어버린 것임.


그리고 성준수가 돌아옴.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장르에서, 새 계정으로....
닉세탁을 할 생각도 없는지 트윗이랑 연성을 보자마자 누군지 바로 알아챔
미디어 및 사이트를 들어가봄

그렇게 다시 본 성준수의 연성은..... ...... ......
여전했음.

아니, 오히려 예전보단 별로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듦.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이렇게 폼이 올랐고 팔로워 수도 5천에 육박하고 성준수는 기껏해야 50명... 그마저도 그냥 지인계임 계정 판 지도 얼마 안 된 거 같음 (당연함 이 당시 2차창작판의 준수 인간관계의 폭풍에 존나 시달리고 있어서 연성에 신경 쓰기도 어려운 상태)

왠지 구깃.. 해진 느낌으로 계정에서 나옴 하나하나 트윗을 살펴보지도 않고 그냥 대충 돌아나옴 잊으려 함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쪼꼼 흐르다 보니 RT로 성준수의 연성이 돌아옴 준수는 그 사이 현생 떨치고 자기 하고 싶은 거 다시 하게 된 시점이고 전영중은 그 아무렇지 않은 곧은 애정을 다시 보면서...




아니 하 이거 왜 이렇게 길어지지 아무튼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써둔 건 좀 자질구레한 상황 설정용일 뿐이고! 이런 식으로 겉으로만 보자면 '영중이는 준수 연성을 좀 질투? 한 거임??' 이러면서도 왜 이래?? 싶을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에는 단 하나의 설정이 필요함

영중이는 준수의 연성이 뇌리에 박혀 잊히지 않을 정도로 너무 좋았고,
그리고 본인도 결국에는 그 장르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고, (그렇지 않고서야 저딴 식으로 기본기 연습 어쩌고를 할 수가 없지)
그렇게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는 준수가 좋았음

하지만 자신은 이미 준수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좋아하면... 저렇게 곧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자신을 돌이켜보면 무언가 재고, 생각이 좀 많은 듯하고, 고려도 하는 거 같고... ... 그렇다면 이 애정은 좀 헛것이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들고 이 의심부터가 애정의 부족을 반증하는 것 같고(그러니까 결국 준수를 비교 대상으로 둔 것 자체가 미스임.)

그러나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준수가 좋아하는 것에 지나치게 곧을 뿐 영중이도 그 장르(농구)를 좋아했음. 그리고 준수의 연성(플레이)를 좋아함, 만약 자신이 소비러(관객)였다면 쉽게 준수의 팬이 되었을 거임. 어라? 이러니까 갑자기 남팬영중이 보고 싶네? 아무튼

그러니까 전영중의 애정은 어디에나 뻗었는데, 자기가 그 애정을 믿지 못한 거임 .......... 얜 농구도, 준수의 플레이도, 그리고 성준수도... 결국 좋아했어

+ comment

1번째 로그

“우리 준수 또 경우의 수 계산 X 빠지게 했나 봐?”
포도

02.19 | 23:42

TEST

텍스트 멀쩡하게 되나

+ comment